현장소식

모든 것이 무너진 긴급구호 현장에 희망의 씨앗을 심다

2018.10.26 8123

자연재해나 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긴급구호 현장.
수많은 사상자들도 있지만, 그 곳엔 역시 생존자들도 있습니다.
가족과 집도 모두 잃고 목숨만 부지한 생존자들에게 어떻게 희망을 찾아줄 수 있을까요?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 재난 현장/ 사진: 옥스팜


수십 년간 긴급구호 현장에서 활동을 펼쳐온 옥스팜에겐 중요한 고민이었습니다.
옥스팜은 긴급구호 현장에서 식량 및 생계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상실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가야 할 생존자들의 ‘식량’과 ‘생계’에 주목했습니다. 그들이 계속해서 장기적인 미래를 그려갈 수 있도록, 그렇게 평범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긴급구호 현장의 식량·생계 프로그램(EFSVL)


옥스팜 긴급구호 현장의 식량·생계(EFSVL) 프로그램은 남아있는 생존자들이 과연 충분한 음식을 먹고 건강하게 활동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옥스팜의 대응을 통해 장기적인 생계 유지까지도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현장 조사와 분석을 바탕으로 각 지역에 적합한 세부 활동들을 기획합니다.

그렇다면, 옥스팜 EFSVL 프로그램의 접근 방법은 뭘까요?

방법1. 시장 활성화시키기

예멘 내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있는 주민/ 사진: 옥스팜


무너진 지역이나 인근에 위치한 시장들. 옥스팜은 이 시장들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우선 ‘시장 분석’부터 시작됩니다. 현재 지역 시장의 중요한 제약 조건들(환경, 법, 물류 유통)을 파악하고, 잠재적인 기회들을 찾으며 어떻게 시장 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는지를 분석하죠. 또 무역업자 및 시장 관계자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하면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지속가능한 계획을 세웁니다.

DR 콩고의 지역시장 모습/ 사진: 옥스팜


시장 활성화는 단지 상인들을 배불리겠다는 목적이 아닙니다. 시장을 통해 생존자들에게 구호물품 외에도 필요한 다양한 물건들이 즉각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시장 활성화에 필요한 지역 사업이나 금융 서비스를 복구하는 역할을 합니다. 생존자들과 지역 경제 모두를 살리는 접근 중 하나죠.

방법 2. 현금 지원하기

식량 바우처를 나눠주고 있는 옥스팜 이라크 활동가/ 사진: 옥스팜

지역 경제 복구를 위한 옥스팜의 활동 중 눈에 띄는 것은 현금을 지원하는 활동(Cash Programming)입니다. 특정 상점이나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e-바우처나 ATM 카드, 또는 현금을 지원하는 방법인데요. 생존자들이 각자의 가계 경제 회복을 위해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직접 현금을 사용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는 가족들이 생존을 위해 중요한 자산을 매각하거나, 내전이나 재난 후 생겨난 빚 때문에 위험한 일에 종사할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현금 보조금 지원은 생존자들 중에서도 집과 농장 등 모든 생계 수단을 잃었거나, 앞으로 살아갈 자금이 전혀 없는 취약 대상들을 중점으로 이루어집니다.

옥스팜 현금 보조금 지원 전, 신상정보를 체크하고 있는 이라크 모술 주민/ 사진: 옥스팜


현금 지원 방법은 시장기반 프로그램으로써 전 세계 인도주의 사업 전반에 걸쳐 가장 많이 활용되는 프로젝트입니다. 그중 옥스팜은 현금 지원, 상품권(바우처) 배포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는 선두 기관에 꼽힙니다. 하지만 현금 지원이 모든 곳에 만능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지역이나 가족들의 상황에 맞춰 현금 외에도 씨앗, 사료, 가축, 동물보호·농업·사업 기술 훈련 등도 전략적으로 제공합니다.

방법 3. 사회 안전망 마련을 촉구하기

네팔 대지진 이후 담요나 텐트 등 겨울 준비 지원에 한창인 옥스팜 활동가들/ 사진: 옥스팜


사실 그 어떤 프로젝트들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정치 및 사회 시스템이 안정을 찾지 못하면 그 역시도 무용지물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옥스팜은 현장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 듣는 기관으로서 ‘가난’한 사람들이 ‘더 가난해지지’ 않도록 사회 안전망 구축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 사회에서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 민간 기업들을 대상으로 말입니다.

인도네시아 지진 재난 복구 현장/ 사진: 옥스팜


긴급구호 현장에서 식량, 현금 등을 제공하면서 이런 물품들이 절대 소수의 주머니를 채우는 수단이 되지 않도록 법률 및 정책 제언 활동을 펼칩니다. 정책결정자들이 생존자들의 상황이 반영된 정책과 법률을 시행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더불어 민간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사회 안전망 서비스’를 촉진하기도 하는데요. 보험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는 지역 사회와 국가의 특성마다 다르게 적용되지만, 향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을 대비해 안전 장치를 확보하려는 취지입니다. 이를 통해 향후 갑작스런 파산이나 가계 경제에 문제가 생겼을 때, 주민들은 보험을 통해 조금 더 빨리 회복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긴급구호 현장에서 생존자들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옥스팜,
일방적인 도움을 넘어, 생존자들의 자립가능한 미래를 꿈꿉니다.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들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