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물먹는 청바지’를 아시나요? 패스트패션이 들려주지 않는 취약계층 이야기

2020.09.18 12151
© ElasticComputeFarm / Pixabay
음식이 조리되기까지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햄버거 하나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무려 2,400L의 물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요즘 인기 높은 식자재인 아보카도도 만만치 않은데요. 한 개의 아보카도를 생산하는데 227L의 물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화제가 되면서 아보카도 불매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 JamesDeMers / Pixabay
여러분의 ‘옷장’을 채우는 데에도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누구나 한 벌은 가지고 있는 ‘기본템’ 티셔츠 한 장과 청바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면 재배부터 염색 과정까지 약 2만 리터의 물이 사용됩니다. 👖👕 매년 영국에서만 수백만 벌의 청바지가 팔린다는데, 그럼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물이 소비된 걸까요?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는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 없어 삶을 위협받고 있는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우리 이 패션, 지속해도 괜찮은 걸까요?


패스트패션이 들려주지 않는 ‘물먹는 청바지’와 취약계층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더 빠르고 더 저렴한 패스트패션의 시대

대형 쇼핑몰의 패스트패션 매장 (© Photo Mix)
패스트패션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릅니다. 대형 스파(SPA) 브랜드를 선두로 한 이 흐름은 전 세계를 더 빠르고 더 저렴한 패션 유행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패스트패션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패스트패션보다 더 빠르고 간편한 ‘울트라 패스트패션’까지도 등장했습니다.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한 울트라 패스트패션은 대형 스파 브랜드보다 더 저렴한 제품을 판매한다는 것이 특징이며,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빠른 유행을 선도하고 더 자주, 더 많은 소비를 이끌고 있습니다. 🛍️💸

| 패스트패션의 어두운 그림자 하나, 환경오염

패스트패션의 유행으로 의류 구매 주기가 짧아지면서 환경오염 문제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영국에서는 매주 1,300만 개의 옷가지가 버려지는데, 이렇게 폐기된 옷이 1년 동안 모이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무게만큼 불어난다고 합니다. 🗑️

© Nana Kofi Acquah
물 문제 또한 심각합니다. 한 벌의 티셔츠와 바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2만 리터의 물은 한 사람이 13년 넘게 마실 수 있는 양입니다. 💦 ‘물먹는 청바지’라는 말, 과언이 아니겠죠? 깨끗한 물이 없어 생사를 오가는 이들이 여전히 많은데,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옷을 사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특별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깨끗한 물이 부족해 감염병을 예방하지 못하는 전 세계 취약계층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지금, 과소비 문화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캠프 주민 하페자와 그의 자녀 (© Fabeha Monir / Ofam)

“난민캠프는 덥고 습해요. 우리는 물이 없어 고통받고 있지요.
줄을 서서 물을 얻어야 하는데, 라마단 기간에는 한 시간도 넘게 기다려야 해요.
최근 난민캠프에 코로나19까지 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저는 더욱 두렵습니다.”

–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캠프 주민 하페자


| 패스트패션의 어두운 그림자 둘, 불공정한 임금 제도

베트남에 위치한 한 의류 생산 공장 (© Sam Tarling / Oxfam)
환경오염을 비롯해 패스트패션이 낳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바로 불공정한 임금 제도입니다. 값싼 옷을 판매하기 위해 끝없이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대기업들 때문에 빈곤국의 의류 산업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공정한 구조는 이들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듭니다.

베트남의 패션 브랜드 공장에 다니는 란 (© Sam Tarling / Oxfam)

“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브랜드의 운동화 생산 공장에서 일해요.
일주일 중 6일, 하루에 최소 9시간씩 일하며 1,200 켤레의 신발을 만들고 있지만
제 한 달 치 월급을 다 보태도 운동화 하나를 살 수 없어요.
공장에서 일하는 것 만으로는 생계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두가지 일을 더 하고 있어요.”

– 베트남에 위치한 운동화 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란

문제 많은 이 패션 문화, 어떻게 해결하죠?


| 9월에는 옥스팜과 함께 ‘세컨핸드 셉템버’를 외쳐주세요!

옥스팜 채리티숍과 자원봉사자 질 (© Radka Dolinska / Oxfam)
옥스팜은 취약계층이 겪고 있는 물 문제를 비롯해 패션 산업의 어두운 그림자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바로, 버리고 새로 사는 대신 기부하고 세컨핸드(Second Hand, 중고) 제품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 🙆 옥스팜은 입지 않는 옷과 사용하지 않는 패션 아이템 등을 수거하여 선별하는 웨이스트세이버(WasteSaver) 센터를 세워 옥스팜 채리티숍에 재활용 가능한 제품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달된 옷들은 전 세계 1,200개 이상의 옥스팜 채리티숍에서 새 주인을 만나게 되는데요. 매년 옥스팜 채리티숍을 통해 14,000톤의 옷이 재활용됩니다.

세컨핸드 셉템버 캠페인에 참여하는 사람들 (© Sam Baggette / Oxfam)
옥스팜은 매년 9월 중고 제품의 활용을 홍보하고 과소비 문화의 지양을 독려하는 ‘세컨핸드 셉템버’ 캠페인을 펼치고 있습니다. 20년 전 유행했던 나팔바지도, 빈티지 느낌 가득한 오래된 티셔츠도 모두 좋습니다! 👚 옥스팜 채리티숍의 모든 수익금은 전 세계 취약계층에게 전달되어 그들이 가난을 극복하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옥스팜과 함께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고 가난을 극복하는 일에 동참해 주세요. 💪

© Pablo Tosco / Oxfam
티셔츠 한 장 가격인 15,000원이면 4인 가족에게 충분히 마실 물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오늘 나의 행동이 내일 누군가의 삶에 변화를 가져온다니, 정말 설레는 일이 아닌가요? 🙌

올 9월, 쇼핑 대신 재활용으로
세컨핸드 셉템버에 동참해보시는 것은 어떠세요?


가난이 없는 공정한 세상, 여러분이 있다면 함께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