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구호 소식

예멘 : 우리를 지켜주는 동굴 밖으로 한 발자국 떼는 것 조차 두렵습니다

2015.09.02 6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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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 동굴이 우리의 집이 되어버렸습니다. 하루 하루 두려운 마음 속에서 이제는 벗어나고 싶습니다.
전쟁이 하루 빨리 끝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북부 예멘 사다(Saada)주에 살고있는 35세 여인 누어(Noor, 35)

저는 이곳 옥스팜 예멘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Hindi(가명 / 안전상의 이유로 실제 이름을 표기하지 못함)라는 직원입니다. 이전에도 중동 국가들 중 가장 빈곤한 나라였던 예멘에 2015년 3월부터 다시 무차별 공습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옥스팜이 돕고있는 사다(Saada)주의 누어(Noor)라는 여인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이 내용은 실제 내용이며, 예멘 피해지역 주민들의 실상을 잘 보여주는 한 가족의 이야기 입니다.

누어(Noor)와 그녀의 남편은 북부 예멘 사다주에 위치한 작은 병원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에게 남은 것은 돌무더기 뿐입니다.

얼마 전, 제가 누어(Noor, 35)와 통화했을 때 그녀는 사다주의 무장 폭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그들이 살던 지역은 2004년부터 계속해서 간헐적인 교전이 있어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올해 3월부터 시작되어 계속해서 그들을 불안에 떨게하는 공습은 그들이 경험해온 그 것과는 매우 다르다고 합니다.

누어(Noor, 35)는 말합니다.

“3월 이래로, 저희가 살고있는 사다(Saada)주는 불꽃이 비처럼 내리는 나날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곳 예멘 사다(Saada)주는 생명에대한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집들은 무너졌고, 농부들의 농장은 불이 붙어 태워졌으며, 사람들은 죽거나, 이 곳에서 피신함으로 이 지역에 남은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누어(Noor, 35) 가족의 집은 폭격 속에서 살아 남았었습니다. 그러나, 공습이 시작되면서 누어와 그녀의 남편, 7살박이 그녀의 아들은 어디로든 피신해야만 했습니다. 그들은 결국 산 속, 그들이 미리 파 놓은 동굴속으로 들어가기로 작정했습니다. 이 동굴은 이전에 공습이 있었을 때, 그들이 임시 피난처로 사용했던 곳인데, 그들이 갈 수있는 곳 중 가장 안전한 곳이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측 비행기에서 떨어뜨리고 간 전단지를 통해 저희에게 피신할 시간 3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시간은 저희에게 물리적으로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저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경에 가까이 살고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단 하나 밖에 없는 주 도로로부터 몇 시간 떨어져 있는 저희 마을… 시간이 너무나도 촉박했기에, 저희 가족은 그냥 이 곳 주변에 머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찾은 곳은 예전에 미리 파 놓은 동굴이었습니다.

“이제는 이 동굴이 저희 집입니다. 하지만 동굴에 저희 가족만 사는 것은 아닙니다. 뱀과 전갈이 함께 살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환경에 그저 잘 적응해야만 합니다.”

그녀의 아들 오말(Omar, 7)은 처음에는 엄청난 두려움 속에서 잠 못드는 하루 하루를 보냈지만, 이제는 전갈이 그녀의 다리를 감싸고 지나가도 눈도 깜빡이지 않고 그 두려움을 잘 견뎌낸다고 합니다.

현재, 예멘 안에서만 2,100만명의 사람들이 원조를 필요로하고 있습니다. 통합식량안보단계분류(IPC – Integrated food security phase classification)에 따르면, 이 곳 사다(Saada)주의 80%의 거주자들이 먹을 식량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으며, 50%의 사람들은 매우 절실한 식량 원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기본적인 식량은 이곳에서 사치가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농작을 하곤 했던 한 평짜리 경작지에서 채소와 곡물을 먹고 있지만, 이 농작물들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연료가 거의 다 떨어져, 나무와 석탄으로 음식을 만들고, 물을 끓입니다. 태양열 전자판이 아직 잘 남아있어, 이것으로 휴대폰을 충전해, 저희 부모님이 무사히 살아계신지 계속해서 연락을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누어는 부모님께 이 곳 사다주의 실태를 제대로 알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통화도 점점 그녀에게는 부담스러워져 갑니다.

“이제 이게 마지막 통화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힌드(Hind)”라고 그녀가 제게 말합니다.

“더이상 유선 통화가 가능하지 못한 상황이 될 것 같아요. 제가 당신을 통해 옥스팜에 부탁하고 싶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말로 이 전쟁이 하루속히 끝나는 것 입니다. 7살 밖에 안된 제 아들 오말은 폭격과 공습이 일어나는 꿈을 꾸며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저는 더 강해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아들과 저의 남편을 위해서… 그리고 뵌지 몇 개월이 훌쩍 지나가버린 저희 부모님을 위해서… 늘 제 전화에 눈물을 멈추지 못하시는 저희 어머니를 위해서… 고통 속에 신음하는 우리 나라 사람들을 위해서…”

“아름다웠던 예멘은 이제 파괴와 눈물과 피로 뒤덮여버렸습니다. 죽음의 기운이 감도는 이 곳은 더이상 예전의 예멘이 아닙니다.”

“저는 제가 이 곳에서 얼마나 더 살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죽어간 제 이웃들처럼 무차별적으로 죽임을 당하기 전까지는 살아있겠지요.” 그녀가 제게 한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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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지역 무너진 집들의 모습

여러분이 예멘에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셔야만 이 모든 상황이 종료될 수 있습니다. 30년간 예멘에서 활동해온 옥스팜은 오늘도 예멘 피해지역 주민들의 절실한 필요를 채우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두를 고통의 끝으로 몰아넣는 상황이 전개되지 않도록 예멘 주민들에게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현재 예멘의 상황


예멘의 현재 상황은 무역이 원활히 진행되지않아, 기본적인 서비스와 생필품의 극심한 부족 상황으로 점점 더 악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 유혈 시위와 공습 이후에 육로, 수로, 항공로의 봉쇄로 정기적인 음식과 연료 수입은 더이상 예멘에서 끊겼습니다.

전국적인 음식 소비의 80%이상을 수입에 의존했던 예멘이었기에, 국민들의 생존문제가 날로 악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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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샤(Usha)지역. 임시 처소에서 1년 5개월된 동생의 영양실조에 대한 의료 지원을 기다리고 있는 7살 소녀

최근 무차별적 공습 이전에도 국가의 절반 수준인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배고픔에 고통받는 상황 속에 있었고, 공습 이후 현재는 2,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물과 위생 지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1,500만 명의 사람들이 기본적인 보건 위생 서비스의 부재로 혼란을 겪고 있으며, 1,250만 명의 사람들이 식량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4,300명의 사람들이 사망했고, 14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집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이제는 전체 피해민의 숫자가 2,100만 명이 넘는 상황입니다.

예멘에서의 옥스팜의 긴급구호 활동


30년간 예멘에서 활동해온 옥스팜은 지금도 여전히 그곳에 있습니다.

  • 최근 공습 이후, 옥스팜은 2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질적인 지원활동을 진행했습니다.
    • – 옥스팜의 지원활동에는 피해민 가족들로하여금 음식과 같은 기본적인 생필품들을 살 수 있도록 돕는 현금 지급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 피해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깨끗한 물을 트럭으로 실어서 15만 명에게 공급했습니다.
  • 옥스팜은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지역 당국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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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피해지역을 돕는 물탱크 트럭
옥스팜 탭스탠드 앞에서 예멘 소녀의 모습

그레이스 오머 (Grace Ommer), 옥스팜 예멘 사무소장

“ 예멘은 긴급한 휴전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무역의 재개가 빠르게 진행되어야 주민들의 생존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공습과 폭격으로인한 피해의 재건과 물 공급 시설의 개조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앞으로 예멘 국민들의 보건상의 문제 또한 시급해질 것입니다. 하루라도 빨리 휴전이 협정이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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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스탠드로 물을 뜨러 온 예멘 아이들의 모습.
최근 공습 이후로 아이들과 여성들이 물이 공급되는 먼 곳으로 물을 길으러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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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데이다(Hodeidah)지역 알주라(Al Zuhra) 캠프, 옥스팜 탱크 앞에서 피해 가족들의 모습.
옥스팜은 매일 필요한 물을 동 캠프에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