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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팜 트레일워커의 숨겨진 공신 “우리는 자원봉사자입니다.”

2018.05.31 7769

2018년 5월 12일부터 13일까지 구례군 지리산 일대에서는 전 세계의 굶주리는 이들을 돕기 위한 따뜻한 도전이 펼쳐졌습니다. 100km(12~13일, 38시간 내에 완주, 4인 1조 팀)와 10km(13일) 대회를 통해 800여 명의 참가자들이 걸음 걸음마다 따뜻한 의미를 느끼며 걷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성공적으로, 모두의 안전 속에서 끝마쳤습니다.

사실, 이러한 성료 뒤에는 현장에서 추위와 비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참가자들을 돕던 또 다른 주인공들이 있답니다!

바로 옥스팜 자원봉사자분들입니다!

옥스팜 자원봉사자분들은 옥스팜 현장 직원 및 구례 지역 관계자분들과 함께 옥스팜 트레일워커 현장 곳곳에서 작은 일부터 커다란 일까지 고루고루 책임감 있게 마무리하셨답니다. 특히, 영어통역과 사진 촬영 등 각자의 능력을 살려서 외국인부터 한국인 참가자들 모두에게 커다란 도움이 되어주셨습니다. 덕분에 행사가 끝난 후, 800여 명의 참가자분들의 소감에는 여러 번 자원봉사자분들에 대한 감사 인사가 등장했습니다. 자원봉사자분들이 건넸던 말 한마디와 친절한 배려들이, 궂은 날씨에도 힘겨운 도전을 하고 있던 참가자분들에게 그 어떤 선물보다 따뜻하고 값지게 와닿았던 게 아닐까요?

17세 소년부터 회사원까지, 직업도 거주지도 다양했던 옥스팜 자원봉사자분들. 그들의 생생한 트레일워커 참여 후기를 지금 전합니다!

윤성일 봉사자님

대회 현장에서 윤성일 봉사자님
옥스팜 트레일워커라는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사적인 이익을 위해 준비하는 프로들도 힘든 규모의 커다란 대회를,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위해 기획하고 발로 뛰며 진행하는 직원들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단순한 하이킹 대회가 아닌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배경, 국가, 문화, 관심사의 사람들이 모여 한 방향을 위해 간다는 것은 보기보다 엄청난 일이라는 것을 플랫폼 사업이나 커뮤니티 빌딩을 했던 경험으로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더더욱 좋은 문화와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실 것이라 믿고 응원하겠습니다. 도전에 임했던 모든 참가자분들께 축하 인사를 전하고 싶고, 참가자들의 10만 걸음이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용기 있는 걸음이었다고 믿습니다. 내년에는 참가자로서 꼭 행사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최승우 봉사자님

옥스팜 캠페이너와 최승우 봉사자님(좌) / 결승선에서 최승우 봉사자님(우)
‘왜 이걸 하는 걸까?’ ‘도대체 왜 폭우가 쏟아지는 밤까지 100km를 걷는 걸까?’ ‘100km를 걷는다고 뭐가 달라질까?’ ‘1인당 10만원에 50만원이나 기부펀딩을 해내야 참여할 수 있는 고생 레이스를 왜 하는걸까?’ 라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던 그 때 ‘왜?’라는 생각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답을 얻었습니다. 친구들도 제가 영어봉사를 하러 구례까지 간다고 했을 때 ‘그걸 왜 해? 그렇게 먼 곳까지 가서.’라고 했었습니다. 생각은 실체가 없습니다. 하지만 변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작은 실천으로라도 옮긴다면 그 행동이 진짜 변화를 만들수도, 그러면서 작은 의미라도 생겨날 수 있을 겁니다. 아무리 좋은 의미에 대해 공감한다 하더라도, 봉사활동이나 100km 걷기 등의 실천으로 직접 옮겨야 무언가 변화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올해 초, 진로 고민을 하면서 생각만 많아지고 이루는 것이 아무것도 없던 제게,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특별하지는 않아도 뭔가를 이루었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이런 작은 ‘해냄’을 느끼며 ‘변화’를 위해 함께 해주었던 모든 사람들께 고맙습니다.

“‘사람을 위한 사람의 힘!’
옥스팜의 슬로건처럼 진짜 사람들이 움직였을 때,
큰 의미가 된다는 것을 느낀 경험이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좋은 일이라면, 왜? 라고 묻기도 전에
마구 해버리는 습관을 들여야겠습니다.”

최승우 봉사자님과 구례 지역 자원봉사자님들

 

서진 봉사자님

고향인 구례에서, 영국생활 당시 인연이 있었던 옥스팜의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을 하게 되었다는 서진봉사자님
고향 구례에서 걸으며 기부하는 행사가 5월에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눈이 번쩍, 이유모를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영어통역봉사 #구례 #트레일워킹 #국제구호기구, 이 키워드 단어들이 모두 나에게 해당되는 것이기에 참여 신청에 망설임이 없었던 것 같다. 다행히 영어 통역 봉사자로서의 기회가 주어졌고, 행사 기간 동안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설레임을 안고 구례로 출발했다.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팀 당 기부를 하면서 100km를 완주해야 하기 때문에, 건실한 체력 뿐만 아니라 팀워크와 깊은 이타심을 갖춘 사람들이 선수로 참여한 듯 했다. 행사 이틀 동안 비가 내리는 불편한 날씨 속에서도 선수들 뿐 아니라 수백 명의 운영자들과 서포터들이 한 마음으로 어우러지고 격려하면서 짧지만 격렬한 여정을 마쳤다. 누군가의 절박한 삶에 희망과 용기를 주는 특별한 프로젝트여서 그런지 거의 잠도 못자고 비오는 밤에 종종거리며 야외 봉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피곤함보다 잠시나마 만났던 인연들과의 이별의 아쉬움이 더 큰 시간이었다. 너무나 좋았던만큼 집에 돌아와 지인들과 친구들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 내년에는 가족들은 10km, 나와 친구들은 100km를 시도해볼 예정이다. 현재 체력으로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이기에 과연 해낼 수 있을지 떨리는 가슴은 계속 진행형이다.

김지형 봉사자님

대회 시작 전 CPR 교육을 받고 있는 김지형 봉사자님
퇴근 길에 옥스팜 대면모금팀 설명을 듣고 후원자가 되면서, 우연히 옥스팜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거 통역 봉사활동을 통해서 느꼈던 보람을 그리워하던 중, 운 좋게 통역봉사활동의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제가 직접 본 현장의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나와 너 모두 기쁨과 성취감을 주는’ 멋진 캠페인입니다. 활동 자체가 매우 유니크하고, 참가자 뿐만 아니라 봉사자도 활동적으로 함께 어울리면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가자들은 스스로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38시간 동안 팀원들과 고생합니다. 그리고, 봉사자들은 그러한 모습을 곁에서 보고 서포트를 하면서 가슴이 뭉클해짐과 동시에 큰 힘을 얻습니다. 옥스팜 트레일워커를 통해서 저는 잠시나마 회사 생활에서 느끼기 힘든 큰 힐링을 받았고,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같이 일했던 자원봉사자님들과 현장 직원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성헌 & 정주헌 봉사자님

왼쪽 정성헌, 오른쪽 정주헌 형제.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주말 밤을 지새우며 봉사활동을 해준 소중한 인연들
어린 나이의 저에게 쉬운 경험은 아니었지만, 제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음은 분명합니다. 옥스팜 트레일워커 봉사는 그렇게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100km를 걷는 분들도 기부를 목적으로 참가하셨다는 점에서 놀랐고, 참가자분들의 뛰는 모습을 보고 저도 열심히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 열심히 현장에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 것 같습니다. 저도 훗날 꼭 이런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화이팅)

유인조 봉사자님

50km 체크포인트에서 새벽 근무 중인 유인조 봉사자님(가운데 남성)
아마 제가 했던 봉사활동 중에서 가장 의미있고 기억에 남을만한 활동이었던 것 같아요. 본인들과의 챌린지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반성을 하기도 했고, 그 계기로 봉사활동 중에도 최선을 다 했던 것 같습니다. 충분한 자극이 되었고 앞으로의 미래 계획에 있어 큰 거름이 될 것 같습니다.

2018 옥스팜 트레일워커에서 만난 소중한 옥스팜 자원봉사자 분들, 그리고 그 분들이 비바람과 새벽 공기 속에서 나눠주셨던 따뜻한 온기와 미소는 대회에 참여했던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을 것입니다.
봉사를 끝마치고 돌아가는 길, 옥스팜은 최승우 자원봉사자님께 질문을 드렸습니다. “나에게 옥스팜 트레일워커란?” 그 대답이 뭐였냐구요? 바로, “사람들”이었답니다. 100km, 10km를 걷는 참가자들부터 그들이 돕고자 하는 지구편 굶주리는 사람들과, 그런 참가자들을 돕고 있는 많은 봉사자들까지… 수많은 사람들로 이루어진 대회이며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하나의 좋은 뜻으로 모여있는 옥스팜 트레일워커!
2018년 대회는 끝났지만, 이러한 많은 참가자와 봉사자분들이 모아주셨던 나눔의 손길은, 오늘도 전 세계 곳곳에서 옥스팜 현장 활동가들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2018 옥스팜 트레일워커에 함께 해주신 모든 자원봉사자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내년 옥스팜 트레일워커에도, 함께 해주실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