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행복한 성적순?! 한국, 불평등 해소 순위 상승! – 2020 CRI 리포트 총정리

2020.10.09 4720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라는 영화 대사,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뭐든 줄 세우는 것은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여기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력을 기준으로 줄을 세운 멋진 ‘성적표’가 있습니다. 전 세계 불평등 해소를 위해 오늘도 불철주야 땀 흘리는 옥스팜이 2018년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시대에 불평등 해소를 위한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불평등해소실천지표(The Commitment to Reducing Inequality Index, CRI Index)를 발표했습니다. 이 성적표에는 과연 어떤 내용이 있는지, 그리고 우리나라는 어디에 위치하는 지 알아볼까요?



| 이 리포트는 처음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2017년 처음 발표한 이 보고서는 전 세계 정부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 시작은 2015년 193개국 정부 지도자들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따라 불평등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불평등을 줄이지 않는다면 가난을 극복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이루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에 옥스팜은 국제개발금융(DFI) 그룹과 함께 2017년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부의 공약을 측정한 보고서를 처음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 10월 세번째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 어떤 기준으로 줄을 세웠나요?

불평등 해소실천지표는 전 세계 158개국 정부를 불평등 해소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순위를 매겼습니다.

불평등 해소에 기여한 정도는 1) 공공서비스 2) 조세제도 3) 노동권 이 세 가지 부문으로 나눠 측정했는데요. 또한 각 부문은 1) 정책기여지표 2) 적용범위 또는 실행지표 3) 영향지표로 나눠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 지표를 통해 2018년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공공서비스
공공서비스 부문은 각국의 정부가 교육, 보건의료, 그리고 더 나은 사회보장제도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중심으로 조사하였습니다. 이 세 가지 항목은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큰 힘을 발휘합니다. 이 항목들에 많은 예산을 투입한 국가일수록 불평등 해소도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취약계층 중에서도 여성과 소녀들은 공공서비스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무상교육을 확대할수록 더 많은 소녀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교육의 기회가 대부분 남성에게 돌아가며, 환경이 어려울수록 소녀들은 교육의 기회는 적어지고, 돌봄노동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의료 서비스의 중요성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2) 조세제도
누진적 조세정책을 펼치는 것은 빈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 중 하나입니다. 누진적 조세는 간단하게 설명하면 직접세(개인소득세, 법인소득세, 부유세 등)를 늘리고, 간접세(부가가치세 등)를 줄이는 것입니다. 또한 조세에 누진세를 적용하고, 유해조세제도를 폐지하며, 국가가 설정한 세율을 바탕으로 부과한 세금이 어느정도 징수되는지 평가합니다. (부과된 세금의 양과 실제 징수되는 세금의 양이 맞을수록 좋은 것이지요!) 또한 소득분배의 불평등을 측정하는 지니계수 또한 평가의 대상이었습니다.

물건을 살 때 공통적으로 내는 부가가치세는 대표적인 역진적 조세입니다. 물건을 살 때 소득이 많아도, 소득이 적어도 같은 세금을 냅니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은 세금에 대한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간접 과세는 부과하기도 징수하기도 쉽지만 결국 가장 빈곤한 사람에게 과도한 조세 부담을 줄 수 있는 조세 정책이라고 전문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3) 노동권
불평등해소지표의 노동 부문은 노동권, 여성 근로자에 대한 법적 보호, 그리고 최저임금 등의 항목을 검토합니다. 2020년에는 노동시장 불균형이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신규 지표가 도입되었습니다. 노동정책과 그 적용범위로 한 국가의 불평등 정도와 진보 수준을 가늠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지만, 부유층과 빈곤층의 임금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 가장 좋은 성적을 받은 나라, 가장 낮은 성적을 받은 나라는 어디인가요?



노르웨이는 노동권 분야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세계에서 6번째로 낮은 소득 불평등을 유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소득세와 법인세를 크게 삭감하며 조세를 통한 불평등 해소에서는 21위에 그쳤습니다.

올해 새롭게 추가된 남수단은 3개 부문 모두에서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오랜 내전을 겪고 이는 남수단은 그 여파가 불평등에도 영향 미치고 있음을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그럼 한국은 몇 위를 했나요?



한국은 158개국 중 46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2018년 56위에서 10위나 상승한 수치인데요. 특히조세 부문에서는 법인세 상승으로 2018년 81위에서 올해 43위로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특히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은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2,200만 가구를 대상으로 제공한 긴급재난지원금, 보건의료와 교육에 지출을 늘린 점 등 공공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시도로 불평등 해소를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코로나19는 불평등을 심화시켰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코로나19에 얼마나 준비되지 않았는지를 확인했습니다.

모든 국가가 공공의료에 대한 투자가 저조했습니다. 6개국 중 한 국가만 의료보건 분야에 충분한 예산을 할당했고, 전 세계 근로자 중 1/3 만이 적정한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고 있으며, 100개국에서는 최소 1/3명의 근로자가 유급 병가를 보장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죽음과 빈곤을 직면했고 불평등은 더 심화되었습니다.

반면 불평등 해소를 위해 노력해온 국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및 보건의료 위기에 잘 대처 할 수 있었는데, 이러한 국가는 평범한 시민을 보호하는 데 총력을 다했고 그 결과 코로나19의 영향이 빈부 격차에 따라 좌우되지 않았습니다.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코로나19에 취약합니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자가격리를 하기 힘들고, 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높아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이 더 높습니다. 수백만이 일자리를 잃었고,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확률이 높은 것 또한 취약한 계층입니다. 여성 또한 코로나19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습니다. 전 세계 많은 여성들이 고용이 불안정한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일자리를 잃을 수 있으며, 여성의 70%가 보건의료 분야 종사자라는 점은 그만큼 코로나19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보건의료 및 사회보장을 위한 지출이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저소득, 중저소득 국가들의 사회보장 지출과 그 적용범위는 코로나19를 대응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수준입니다.



| 옥스팜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제안합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불평등이 여과없이 드러났으며, 앞으로도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옥스팜은 아래와 같은 사항을 제안합니다.

1)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부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코로나19 대응의 일환으로 누진적 조세제도를 도입하고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탈세 및 이른바 조세에 있어 ‘바닥치기 경쟁’을 종식해야 하며, 내 세금이 잘 쓰이고 있는지 감독하는 역할이 시민들을 참여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2) 불평등 정책의 효과를 분석해야 합니다!
각국의 정부는 불평등과 관련된 정책을 개선하고, 불평등 해소 과정을 지속적으로 감독하면서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정책을 채택해야 합니다.

3)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전 세계적 연대가 필요합니다!
각국의 정부와 국제기관들은 다 함께 힘을 모아 코로나19로 인한 불평등의 급격한 증가를 대비해 신속하게 긴급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백신의 무료 공급과 부와 소득에 대한 연대세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옥스팜이 불평등해소지표를 발표하는 이유는 이 지표를 발판으로 더 많은 국가가 불평등을 해소를 위해 노력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높은 순위를 받은 국가도 여전히 개선할 부분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불평등을 없애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모든 국민이 정부의 정책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



전 세계 불평등 해소를 위해 옥스팜과 함께해주세요!


A just world against inequ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