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옥스팜 직원이 직접 체험해 본 1년 간의 ‘노 패스트패션’ 라이프

2021.08.26 921
옥스팜 직원 자라는 2019년 영국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Glastonbury Festival)에서 옥스팜 세컨핸드 셉템버 캠페인 부스를 운영하며 만난 사람들로부터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기후정의와 취약계층을 위해 9월 한 달간 새로운 옷을 사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많은 이들을 보던 중, 문득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스쳤죠. 그렇게 1년 동안 자라는 자주 가던 SPA 매장에 발길을 끊고 새 옷 없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요. 옥스팜 직원이 직접 체험해 본 ‘노 패스트패션’ 라이프 이야기,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패스트패션을 사랑하던 자라가 쇼핑 없는 삶을 결심한 이유

옥스팜 직원 자라(© Oxfam GB)
안녕하세요, 저는 옥스팜 영국 페스티벌 & 이벤트 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자라예요. 😃 여러분은 매주 영국에서만 1,300만 벌의 의류가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옥스팜은 패스트패션이 지구와 전 세계 취약계층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리며, 매년 9월 한 달 동안 새로운 옷을 사지 않고 세컨핸드(중고물품)를 사용하자는 ’세컨핸드 셉템버’ 캠페인을 펼치고 있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는 패스트패션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었어요. 매일 몇 시간씩 쇼핑 앱으로 옷들을 구경하고, 메일로 도착하는 할인 소식들에 마음을 뺏겨 필요하지도 않은 제품들을 구매하곤 했죠. 여기에 대해 큰 문제의식을 가지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2019년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의 옥스팜 부스에서 일하며 뜻깊은 경험을 했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캠페인에 참여해 주시는 많은 분들과 옥스팜 자원봉사자들을 보며 저도 변화의 주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이렇게 시작된 제 도전이 벌써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네요!

2019년 자라가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에서 만난 옥스팜 캠페인 참가자들(© Sam Baggette/Oxfam)


느리지만 따뜻한 빈티지의 매력에 빠지다

쇼핑을 멈춘 이후 옷장 절반이 세컨핸드로 채워졌어요. 어떤 옷은 채리티숍에서, 또 어떤 제품은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얻었답니다. 천편일률적인 유행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아이템을 만나고, 각각의 옷에 얽힌 특별한 사연들도 알게 되며 자연스레 빈티지 패션의 매력에 빠져버렸죠. 최근엔 남자친구의 옷장을 세컨핸드로 채우고 있는데요. 얼마 전 멋진 청바지 한 벌과 스케이트보드용 반바지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답니다. 제가 어떤 것을 ‘득템’ 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럼 이제부터 제가 사랑하는 몇 가지 중고 옷들을 소개해드릴게요. 😉

특별한 날을 빛내는 장미 드레스

제 머리 색과 잘 어울리는 분홍빛 장미 프린팅 드레스는 집 앞의 채리티숍에서 3.25 파운드(약 5,000원)에 구입했어요.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멋진 옷을 만나게 되다니 마음이 매우 들떴죠. 옷을 위해 지불한 돈이 모두 기부된다는 사실에 덤으로 신났고요! 저는 특별한 날이나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면 이 옷을 꺼내 입곤 하는데요. 함께 신는 검정색 구두도 친구가 준 세컨핸드 제품이랍니다.

지속가능한 트레이닝복

위 사진에서 제가 착용하고 있는 모든 것은 최근 옥스퍼드에 오픈한 옥스팜 슈퍼 스토어 채리티숍에서 샀답니다. 특히 파란색 운동화는 이전 주인이 단 한 번도 신지 않은 새 제품이에요. 100파운드짜리 신발을 15파운드(약 24,000원)에 사다니 정말 운이 좋았죠! 깨끗한 레깅스와 운동용 티셔츠 또한 4파운드(약 6,000원)에 구입했는데, 원래 제 것이었던 마냥 딱 들어 맞았죠.

영국 옥스퍼드에 위치한 옥스팜 슈퍼 스토어(© Ed Nix/Oxfam GB)

세컨핸드 캐주얼

드디어 제가 가장 사랑하는 세컨핸드 일상복을 소개합니다. 새 옷을 사는 것을 멈춘 뒤 저는 패션 트렌드를 쫓기보다 개성 넘치는 빈티지 아이템으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사진 속 미키마우스 청재킷은 리즈 지역 페스티벌에 설치되었던 옥스팜 부스에서 10파운드(약 16,000원)에 구입했죠. 알록달록한 줄무늬 상의, 편하면서도 멋스러운 바지, 그리고 귀여운 운동화까지 모두 세컨핸드라는 것이 믿기시나요?



올 9월,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은 ‘세컨핸드 셉템버’

글라스톤베리 페스티벌 내 옥스팜 세컨핸드 셉템버 캠페인(© Sam Baggette/Oxfam)
패션과 쇼핑을 사랑했던 제가 하루아침에 새 옷 없는 삶을 살아가기란 결코 쉽지만은 않았어요. 하지만 저를 응원해 주는 가족과 친구들, 또 옥스팜 캠페인 부스에서 만나 ‘새것 없는 9월’을 함께 다짐한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기쁜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었죠. 마음만 먹는다면 여러분도 충분히 함께할 수 있어요! 올가을, 세컨핸드 셉템버에 참여하는 것을 고민하시는 분들께 지난 1년간 쌓아온 저만의 ‘노 패스트패션’ 라이프 팁을 나눠 드릴게요.
1. 불필요한 쇼핑 소식을 더 이상 받아보지 마세요. 습관적으로 보던 유혹 가득한 정보로부터 해방된 이후 저는 필요한 물건과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어요.

2. 이미 가지고 있는 옷을 정리하고 평가하세요. 옷장을 정리하면서 비로소 수많은 옷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옷들을 평가하며 자주 입는 옷과 꼭 필요한 옷만 남겨두세요.

3. 팔고, 기부하고, 교환하고, 절약하세요. 유행 따라 산 신발, 더 이상 입지 않는 셔츠, 맞지 않는 액세서리까지… 활용도 낮은 의류는 중고마켓에 팔거나 채리티숍에 기부하고, 주변 사람들과 교환하며 생활 속 절약을 실천하세요.
세컨핸드 쇼핑을 시작하며 얼마나 많은 새 옷이 빠르게 버려지고 금세 새로운 유행이 시작되는지 알게 되었죠. 충격적이었어요. 9월에는 SNS에 올라오는 최신 유행과 패션 광고로부터 잠시 고개를 돌려보세요. 그리고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취약계층을 위해 새것 없는 9월 ‘세컨핸드 셉템버’에 참여해보시는 것은 어떠실까요? 영국 옥스퍼드에서 저도 함께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