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예멘 내전 6년] 우리에게 선물 같은 일상이 다시 찾아올까요?

2021.04.01 4598
예멘 내전이 발발한 지도 어느덧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400만 명의 사람들은 피난길에 올라야만 했고, 점점 더 열악해지는 상황 속에서 무려 인구의 70%인 2,100만여 명은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난해부터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와 콜레라로 예멘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전과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데요.


예멘 내전 6년, 옥스팜이 만난 예멘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폭격을 피해 도망쳤지만 실향민 캠프에서의 삶도 결코 쉽지 않아요.

하난은 어린 두 딸을 홀로 키우는 엄마입니다. 오랜 기간 전쟁이 이어지고 폭격이 심화되자 생존에 두려움을 느꼈고, 모든 살림을 포기한 채 아이들과 함께 실향민 캠프로 피난을 오게 되었습니다.

© VFX Aden / Oxfam
“학교에 다니던 제 딸들은 폭격 소리를 언제나 무서워했어요. 어느 날 집 앞쪽까지 폭발물 파편이 날아온 것을 본 저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바로 피난을 결심했죠. 쓰레기 더미를 뒤져가며 새로운 살림을 꾸렸지만 여전히 담요 등 많은 생필품이 부족하고, 비가 올 때면 저희가 생활하는 텐트는 물에 잠겨요.”

– 예멘 실향민 하난
© VFX Aden / Oxfam
하난은 일정한 직업이 없기 때문에 이웃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폐품을 팔아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엄마들과 같이 자녀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굴뚝같습니다. 옥스팜은 하난이 거주하는 암마르 빈 야세르 실향민 캠프 주민들을 대상으로 깨끗한 물과 화장실을 제공하고 위생용품을 배급하는 등 공중보건 및 건강관리를 위한 지원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마실 깨끗한 물을 사기 위해 저는 자주 끼니를 거릅니다.

살림은 가족들과 함께 예멘 남서부 지역 달리 주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물가가 불안정해지면서 물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 따뜻한 한 끼 식사는커녕 깨끗한 물을 구입하는 것도 어려워 굶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 VFX Aden / Oxfam
“제가 물을 구하지 못할 때면 식구들은 어쩔 수 없이 더러운 물을 마시며 생활해야 돼요. 물 때문에 질병에 걸린 아이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물값은 기름값보다도 비싼데, 저는 이 많은 돈을 물이 아닌 아이들의 교육과 영양가 있는 식사를 위해 쓰고 싶어요.”

– 예멘 달리 지역에 거주하는 살림
© VFX Aden / Oxfam
달리 주를 포함한 예멘의 많은 지역은 내전으로 타격을 입었으며, 수도 등 사회기반 시설을 운영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옥스팜은 달리 주의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수도시설 재건을 통해 깨끗한 물을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안전한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전쟁을 겪은 제 아이, 언제쯤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까요?

살렘은 전쟁을 피해 가족들과 함께 피난 다니며 네 번이나 거주지를 옮겨야 했습니다. 여의치 않은 상황 속 이곳저곳을 떠돌며 동굴에서 지낸 적도 있고, 연못 물을 마시며 목숨을 이어간 적도 있습니다. 전쟁과 함께 태어나 벌써 여섯 살이 된 작은 아이를 보면 마음이 쓰립니다.

© Kaff Media / Oxfam
“전쟁으로 인해 저희 아이들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며 아플 때도 마음껏 병원에 갈 수 없게 되었어요.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상 저에겐 더 이상 밝은 미래가 보이지 않습니다. 언제든 무장 세력이 들이닥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매일 근심 가득한 삶을 살아가고 있어요.”

– 예멘 실향민 살렘
© Kaff Media / Oxfam
살렘은 염소를 키우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실향민 캠프의 척박한 환경과 험난한 기후로 인해 수익을 내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할 수 있는 자원이 없다는 고민과 언제든 폭격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로 오늘도 살렘의 어깨는 무겁습니다.


옥스팜, 코로나19 대응부터 예멘 사람들의 자립까지 함께합니다.

옥스팜은 예멘에서 30년 이상 활동하며 긴급구호 및 국제개발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내전이 발발한 2015년부터는 안전한 식수를 공급하고 급수 시설과 화장실을 수리 및 설치하며 실향민들이 전쟁 속에서도 건강하고 위생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있는데요. 지난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예멘에도 ‘안전 경보’가 울리자 옥스팜은 현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위생용품을 포함한 생필품을 보급하고, 수도를 재건하는 등 감염병 대응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예멘 타이즈 지역에서 코로나19 대응활동을 전개하는 옥스팜 (© Mohamed Nagi / Oxfam)
옥스팜은 예멘 사람들이 생존을 넘어 일상을 회복하고 다시 자립할 수 있도록 영양가 있는 음식과 보조금을 지원하고, 피난처 제공 및 생계유지를 위한 가축 치료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오늘도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5년 전쟁이 시작된 이래, 옥스팜은 300만 명이 넘는 예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원 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언제쯤 예멘에도 다시 봄날이 찾아올까요?
예멘 사람들이 생존을 넘어 일상을 회복하는 그 날까지
도움의 손길을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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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님께서 보내주신 소중한 후원금은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물, 위생시설, 교육을 포함한
전 세계 긴급구호 활동과 자립을 위한 생계지원 프로그램 등에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