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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감벨라 난민들의 꺼지지 않는 희망

2024.06.20 450

ⓒ Petterik Wiggers/Oxfam 

 

물도 식량도 모든 것이 부족하지만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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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서부에 위치한 감벨라Gambella는 에티오피아에서도 비교적 낙후된 지역입니다. 지난 2013년부터 내전을 피해 고향을 떠나온 400,000명의 남수단 난민들이 감벨라 난민캠프 7곳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옥스팜은 감벨라에서 수도시설을 설치해 물을 공급하고, 식량과 위생용품을 제공하며, 여성 보호를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감벨라에 거주하는 난민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기념해 난민캠프에서 간절한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누구보다 씩씩한 난민들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겠죠?”
 

ⓒ Petterik Wiggers/Oxfam 

 

“고향에는 농장과 작은 사업체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보다시피 아무것도 없지요.
장애가 있어 물과 장작을 구하는 일조차 어렵습니다.”

– 니야록Nyalok, 감벨라 쿨레 난민캠프

남수단에서 온 니야록(27)은 감벨라 쿨레Kule 난민캠프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는 불의에 사고로 장애가 생겼지만, 집을 수리하기 위해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모래를 물에 개어 오두막에 바르는 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두 아이와 연로한 어머니가 조금이라도 안전한 환경에서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입니다. 니야록은 10년 전 극심한 내전을 피해 남수단에서 탈출했습니다. 아무런 짐도 챙기지 못한 채 두 아이와 노모를 데리고 걷고 또 걸어 에티오피아 국경을 넘었습니다. 미혼모에 장애까지 있는 니야록의 삶은 고향에서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삶은 더욱 고단하다고 말합니다.

“물을 길으러 2시간 넘게 걸어야 했습니다.
그것도 허리가 아파서 10리터씩 밖에 못 나르지요.
이제는 물을 구하러 먼 길을 가지 않아도 됩니다.
집 근처에서도 물을 구할 수 있어요.”

옥스팜이 쿨레 난민캠프에 수도시설을 설치한 이후 니야록은 가까운 곳에서도 물을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014년부터 옥스팜은 감벨라 난민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를 지원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급수 시스템으로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1인당 5~6리터의 물만 겨우 공급할 때도 있습니다. 하루 필요량인 15리터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부족한 양이지만 니야록은 집 앞에서 깨끗한 물을 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아이들과 어머니가 최소한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니야록은 또 다른 문제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가족들이 충분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을지 늘 생각합니다.

“먹을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아요.
하지만 그것마저도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8개월간 식량 공급이 중단되었어요.
나뭇잎을 먹으며 겨우겨우 버텼지요.”

ⓒ Petterik Wiggers/Oxfam 


하루에 한 끼 식사가 이제는 익숙하다는 니야록은 힘들다면서도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희망을 놓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가뭄과 홍수, 잦은 분쟁으로 인해 감벨라로 이주하는 난민의 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식량과 물 등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지원은 더욱 열악한 상황입니다. 난민들에게 이곳은 안식처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고향을 떠나 살기 위해 이곳까지 왔습니다. 이들은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갈 꿈을 품에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목마름과 배고픔 없는 날이 오기만을 기다려요”
 

ⓒ Petterik Wiggers/Oxfam 

 

“전쟁을 피해 캠프로 왔지만 너무 힘들어요.
이곳에는 먹을 음식도, 공부할 학교도 없습니다.
하루 한 끼밖에 못 먹는 날이 더 많아요.”

– 니야자니Nyajany, 감벨라 티에르키디 난민캠프

니야자니(29)는 8년 전 아이들과 조카들을 데리고 남수단 국경을 넘었습니다. 한 달을 걸어 에티오피아 감벨라에 도착한 이들은 오는 길 내내 분쟁과 기아로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수천 명의 난민들이 분쟁을 피해 도망친 이곳도 상황은 열악하기 마찬가지였습니다. 구호단체의 빈약한 식량 배급에 생존이 달려 있고, 음식을 구하기 위해 물건을 훔치는 사람들도 많아 늘 불안 속에 살아간다고 말합니다.

“남수단을 떠나올 때 가져온 휴대폰을 팔았어요.
그 돈으로 시장에서 채소를 사다가 캠프에서 팔았죠.
그렇게 음식과 필요한 물건을 겨우 샀어요.”

남수단을 탈출해 에티오피아 서부 감벨라 지역에 살고 있는 난민들 중 87%가 여성과 어린이며, 63%는 18세 미만의 청소년입니다. 옥스팜은 2014년부터 난민들에게 물, 공중보건, 여성 보호를 중심으로 지원을 이어왔습니다. 수도시설을 통해 강에서 물을 끌어와 난민캠프에 공급하고 있지만, 열악한 재정 상황과 급격히 늘어나는 난민들로 인해 생필품 공급과 식수시설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 Petterik Wiggers/Oxfam 

 
“누구나 깨끗한 물과 음식을 먹고,
교육과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날이 오기를
매일매일 꿈꾸고 있어요.”





“폭력 없는 날이 올 때까지 멈출 수 없어요”
 

ⓒ Petterik Wiggers/Oxfam 

 

“식량이 부족해지면서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장작을 구하기 위해 깊은 산속까지 들어 가야 합니다.
그 길에는 폭력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죠.”

– 니야우Nyawouw, 감벨라 티에르키디 난민캠프

남수단 출신 여성 니야우(42)는 난민 여성들의 권리를 개선하기 위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니야우는 극심한 폭행을 겪고 겨우 살아남은 수많은 여성들을 만났습니다. 난민들은 일자리를 구하는데 제약이 있기 때문에 구호단체의 식량 배급이 줄어들자, 여성들은 깊은 산속까지 들어가 장작을 구해 시장에 내다 팔며 먹거리를 구하고 있습니다. 난민 여성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 Petterik Wiggers/Oxfam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에 여성들이 설 자리는 없어요.
여성의 안전과 조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끝까지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

니야우는 난민들의 의료서비스와 심리상담을 돕고 있습니다. 또한, 캠프 내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의사결정이 필요한 주요 회의에 참석해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난민캠프에 온 이후로는 매일이 힘겹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배고픔을 못 견디고 조혼하는 여성들과 죽어가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희망의 끈을 절대로 놓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옥스팜은 난민 여성들에게 깨끗한 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워터버킷과 비누, 생리대 등 위생용품이 포함된 존엄키트를 제공하며 ‘희망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함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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