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코로나 불평등 심화, 바이러스만큼 치명적” 억만장자 9개월 만에 코로나19 손실 회복, 극빈층은 10년 이상 걸릴 수도

2021.01.25 15585

“코로나 불평등 심화, 바이러스만큼 치명적”

억만장자 9개월 만에 코로나19 손실 회복, 극빈층은 10년 이상 걸릴 수도


– 옥스팜 ‘다보스 위크’ 시작에 맞춰 코로나 시대 부의 불평등(The Inequality Virus) 보고서 발표
– 코로나19로 20년 간 이어온 세계 빈곤 감소세 뒤집혀 빈곤 인구 2억~5억 명 증가 예상
–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 등 79개국 295명 경제학자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 …
87% 코로나 바이러스로 자국의 소득 불평등이 높아지거나 극도로 심화될 것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1,000명이 불과 9개월 만에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회복한 데 반해, 세계 최빈곤층은 10년 이상 걸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은 25~29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아젠다(The Davos Agenda)’ 주간에 맞춰 발표한 ‘불평등 바이러스(The Inequality Virus)’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옥스팜은 2013년부터 매년 다보스포럼 개최에 맞춰 부의 불평등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고, 스위스 다보스 현지에서 부의 불평등 해소를 위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올해 옥스팜 보고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동시에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전 지구적인 급격한 불평등 심화는 20세기 초 공식적인 세금기록이 시작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팬데믹을 선언한 2020년 3월 이전과 이후 최상위 억만장자 1,000명의 부를 비교한 결과, S&P500 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해 억만장자의 부가 정점에 이르렀을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 2월 19일을 100%로 가정했을 때, 3월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70.3%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11월 30일에는 99.9% 수준으로 돌아왔다. 즉, 9개월 만에 빠르게 회복된 것이다.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의 보고서(Global Wealth Report) 기준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로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적 충격이 발생했고, 수억 명이 일자리를 잃고 빈곤과 기아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 충격은 지난 20년 간 이어온 세계 빈곤의 감소세를 뒤집어 놓을 것이며, 하루에 5.5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빈곤 인구는 2030년 2억~5억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빈곤 인구는 향후 10년 이상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세계은행은 정부의 방치로 불평등이 심화되면 2030년에는 5억 1천만 명이 하루 5.5달러 미만으로 생활해야 하고, 총 빈곤 인구는 바이러스 발생 이전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옥스팜이 이번 보고서를 준비하면서 79개국 295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이 같은 견해를 뒷받침한다. 이번 조사에는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자야티 고쉬(Jayati Ghosh) 인도 자와할랄 네루대학교 교수, 가브리엘 주크먼(Gabriel Zucman) UC버클리 교수와 같은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이 참여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87%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로 자국의 소득 불평등이 높아지거나 극도로 심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고, 78%는 부의 불평등 역시 증가 또는 급등할 것이라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6%)은 성 불평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으며 66%는 인종 불평등도 마찬가지라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67%는 정부가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계획이 없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옥스팜 보고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빈곤층은 더 가난해졌으며 경제적, 인종적, 성별 불평등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유층의 경기침체는 끝났다. 2020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 10명의 재산은 2020년 3월 18일 연간 포브스 억만장자 순위가 발표된 이후 5,400억 달러나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 모두를 위한 코로나 백신 비용을 지불하기에 충분한 금액이다.

▶여성은 또 다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군의 저임금, 불안정한 직업에 종사한다. 이 부문에서 여성이 남성과 동일한 비율로 고용된다면 1억 1,200만 명의 여성이 일자리를 잃지 않게 될 것이다. 여성은 또한 전 세계 보건 및 사회복지 인력의 약 70 %를 차지한다. 반드시 필요한 직군이지만 저임금 일자리가 많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불안정성이 커진다.

▶불평등은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킨다. 브라질에서는 아프리카계 흑인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망할 확률이 백인보다 40%나 더 높다. 미국에서도 라틴계와 흑인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사망할 가능성이 백인보다 더 높다. 이들의 사망률이 백인 수준이었다면 2020년 12월 기준으로 2만2천 명은 여전히 살아 있을 것이다.

▶공정한 경제는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벗어나 빠른 경제회복을 이루기 위한 핵심이다. 대유행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32개 글로벌 기업의 초과 이윤에 임시 세금을 부과하면 2020년에 1,040억 달러를 마련할 수 있다. 이는 중·저소득 국가의 모든 근로자에게 실업 수당을 제공하고 모든 저소득층 아동과 노인에게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금액이다.

가브리엘라 부커(Gabriela Bucher)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역사는 COVID-19를 세금기록이 시작된 이래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동시에 불평등을 심화시킨 최초의 전염병으로 기억할 것이다. 빈부 격차는 바이러스만큼 치명적”이라며 “여성과 소외된 인종 등이 이번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들은 빈곤에 빠지고 굶주릴 가능성이 더 크며 의료서비스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더 크다”고 강조했다.

옥스팜 보고서에 따르면, 실물 경제의 지속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억만장자의 재산은 반등했다. 그들의 총 자산은 2020년 12월 11조 9,5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G20 정부 전체가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과 맞먹는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으로 돌아가는 길은 그 이전에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던 사람들에게 훨씬 길고 고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빈곤국 노동자의 절반 이상을 휩쓸었을 때, 전 세계적으로 근로자의 4분의 3이 병가나 실업 수당과 같은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했다.

부커 총재는 “극단적인 불평등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 선택의 문제다. 전 세계 정부는 빈곤을 종식시키고 지구를 보호하는 보다 평등하고 포용적인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불평등과의 싸움은 경제 복구 노력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정부는 실직했을 경우에도 코로나 백신과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공공 서비스와 저탄소 부문에 투자해 수백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모든 사람이 적절한 교육, 건강 및 사회복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가장 부유한 개인과 기업에게 공정한 세금을 부과해 이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러한 조치는 단지 절박한 시기를 견디기 위한 단기적인 솔루션이 되어선 안된다. 소수의 특권층이 아닌,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한 경제의 ‘새로운 기준(new normal)’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