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힘
[ESG 컨퍼런스]:
지속가능한 패션, 모두의 책임과 약속
2025.10.02
지난 9월 25일, 옥스팜은 ‘지속가능한 패션 산업’을 주제로 ESG 컨퍼런스를 개최하였습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글로벌 패션 기업들의 다양한 윤리적 경영 사례를 공유하고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는데요. 윤리적 소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이번 컨퍼런스 역시 뜨거운 주목을 받았습니다. 왜 옥스팜은 수많은 산업 중에서도 ‘패션’에 주목할까요?
패션 산업이 남기는 발자국

2025 옥스팜 ESG 컨퍼런스 현장 © Oxfam Korea
옷은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환경과 인류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전 세계 폐수의 약 20%, 탄소 배출량의 4%가 패션 산업에서 발생합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2년 한 해에만 한국에서도 10만 6천 톤이 넘는 의류 폐기물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티셔츠 약 5억 3천만 장에 해당하는 규모인데요. 거대한 산업의 이면에는 값싼 노동력이 동원되며, 의류 공장의 수많은 근로자들이 정당한 권리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습니다. 한 벌의 옷이 완성되기까지, 그 안에는 많은 사람들의 땀과 삶이 깃들어 있습니다.
값싼 옷의 숨은 대가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의 여성 근로자들 © Fabeha Monir/Oxfam
옥스팜 호주의 니나 크라울리Nina Crawley 캠페인&옹호 총괄은 패션 산업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로 ‘저임금 노동’과 ‘성차별’을 지적했습니다. 베트남과 방글라데시의 의류 공장 근로자들은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한 ‘생활임금’의 절반도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며, 기본적인 의식주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 80~90시간을 일해야 하며, 이는 건강 문제와 미성년 자녀들까지 노동 현장에 투입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은 성희롱과 돌봄 부담으로 인한 경력 단절 등의 어려움도 겪고 있습니다.
파트너십, 변화를 현실로 만드는 힘

트루시 모르셋-카힐 옥스팜 영국 신규 파트너십 매니저 © Oxfam Korea
옥스팜 영국의 트루시 모르셋-카힐Thrusie Maurseth-Chagill 신규 파트너십 매니저는 세계 최대 의류 생산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수출의 약 84%가 의류 산업에서 나오지만, 정작 근로자 중 단 2%만이 생활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소비자의 60%,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기업의 윤리적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현실과 사회적 요구 사이에 큰 격차가 존재하는 것인데요. 트루시 매니저는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 원자재 조달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 걸쳐 근로자의 권리와 환경을 지키는‘순환경제형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패션 산업의 새로운 도전과 성과

(좌)‘바버’와 진행한 ‘RE-LOVED’ 캠페인, (우)’셀프리지스’ 매장에서 진행된 ‘세컨핸드셉템버’ 캠페인 © Oxfam GB, Selfridges
옥스팜은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막스앤스펜서Marks&Spencer와 ‘Another Life’ 캠페인을 진행하며 지금까지 약 3,600만 벌의 옷을 매립지로 보내는 대신 재판매했습니다. 바버Barbour와 함께한 ‘RE-LOVED’ 캠페인에서는 소비자가 중고 자켓을 기부하면 기업이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시키고, 판매 수익금은 도움이 필요한 취약지역 주민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특히 셀프리지스Selfridges매장에서는 새 제품 대신 중고 제품의 소비를 장려하는 세컨핸드셉템버Secondhand September캠페인을 진행하여, 지속가능한 소비문화 확산과 매장 방문객 증가라는 두 가지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가난이 없는 공정한 세상’은 옥스팜의 비전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패션 산업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_트루시 모르셋-카힐, 옥스팜 영국 신규 파트너십 매니저
생활임금, 모든 기업이 실현할 때까지

패션 브랜드 ‘로나제인’의 생활임금 지급을 기념하는 옥스팜 캠페인 포스터 © Oxfam Australia
옥스팜은 의류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근로자들이 정당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캠페인 ‘왓 쉬 메이크스What She Makes’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호주의 패션 브랜드 로나제인Lorna Jane과 협력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는데요. 로나제인은 의류 제조공장 리스트를 공개해 공급망 투명성을 높이고, 근로자들의 임금 격차를 분석하는 등 단계적 접근을 통해 생활임금 지급을 실현했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가 패션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업뿐 아니라 노동조합, 시민단체,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패션 산업은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아동의 교육권 보장과 생활임금 지급 등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_니나 크라울리, 옥스팜 호주 캠페인&옹호 총괄
한국 패션 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

참석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니나 크라울리 옥스팜 호주 캠페인&옹호 총괄 © Oxfam Korea
세계 패션 산업은 이미 인권과 환경을 보호하는 새로운 기준을 세워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변화가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정보 공개의 투명성은 글로벌 기준에 못 미치는 실정입니다. 사단법인 선의 김보미 상임변호사는 “보여주기식 활동이 아니라 공급망 전반에 걸친 투명한 공개와 환경 보호를 위한 진정성 있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법무법인 원의 오지헌 ESG 센터장 역시 우리나라 기업들의 규제 이해도가 낮은 현실을 지적하고,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12살 때부터 의류 공장에서 일을 시작해 지금은 성인이 된 방글라데시 여성 © Fabeha Monir/Oxfam
이번 컨퍼런스는 패션 산업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길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는데요. 기업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와 시민단체, 그리고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함께할 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옥스팜은 지난 80년간 윤리적 소비와 공정무역, 자원순환, 공급망 인권 증진 등을 통해 ESG를 선도해 왔습니다. 모두가 정당한 대가를 받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옥스팜의 활동은 계속됩니다.
사람의 힘
[ESG 컨퍼런스]:
지속가능한 패션, 모두의 책임과 약속
2025.10.02
지난 9월 25일, 옥스팜은 ‘지속가능한 패션 산업’을 주제로 ESG 컨퍼런스를 개최하였습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글로벌 패션 기업들의 다양한 윤리적 경영 사례를 공유하고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는데요. 윤리적 소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이번 컨퍼런스 역시 뜨거운 주목을 받았습니다. 왜 옥스팜은 수많은 산업 중에서도 ‘패션’에 주목할까요?
패션 산업이 남기는 발자국

2025 옥스팜 ESG 컨퍼런스 현장 © Oxfam Korea
옷은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환경과 인류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전 세계 폐수의 약 20%, 탄소 배출량의 4%가 패션 산업에서 발생합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2년 한 해에만 한국에서도 10만 6천 톤이 넘는 의류 폐기물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티셔츠 약 5억 3천만 장에 해당하는 규모인데요. 거대한 산업의 이면에는 값싼 노동력이 동원되며, 의류 공장의 수많은 근로자들이 정당한 권리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습니다. 한 벌의 옷이 완성되기까지, 그 안에는 많은 사람들의 땀과 삶이 깃들어 있습니다.
값싼 옷의 숨은 대가

방글라데시 의류 공장의 여성 근로자들 © Fabeha Monir/Oxfam
옥스팜 호주의 니나 크라울리Nina Crawley 캠페인&옹호 총괄은 패션 산업이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로 ‘저임금 노동’과 ‘성차별’을 지적했습니다. 베트남과 방글라데시의 의류 공장 근로자들은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한 ‘생활임금’의 절반도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며, 기본적인 의식주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 80~90시간을 일해야 하며, 이는 건강 문제와 미성년 자녀들까지 노동 현장에 투입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은 성희롱과 돌봄 부담으로 인한 경력 단절 등의 어려움도 겪고 있습니다.
파트너십, 변화를 현실로 만드는 힘

트루시 모르셋-카힐 옥스팜 영국 신규 파트너십 매니저 © Oxfam Korea
옥스팜 영국의 트루시 모르셋-카힐Thrusie Maurseth-Chagill 신규 파트너십 매니저는 세계 최대 의류 생산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수출의 약 84%가 의류 산업에서 나오지만, 정작 근로자 중 단 2%만이 생활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반면 소비자의 60%, 투자자의 절반 이상이 기업의 윤리적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현실과 사회적 요구 사이에 큰 격차가 존재하는 것인데요. 트루시 매니저는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 원자재 조달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에 걸쳐 근로자의 권리와 환경을 지키는‘순환경제형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패션 산업의 새로운 도전과 성과

(좌)‘바버’와 진행한 ‘RE-LOVED’ 캠페인, (우)’셀프리지스’ 매장에서 진행된 ‘세컨핸드셉템버’ 캠페인 © Oxfam GB, Selfridges
옥스팜은 다양한 브랜드와 함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막스앤스펜서Marks&Spencer와 ‘Another Life’ 캠페인을 진행하며 지금까지 약 3,600만 벌의 옷을 매립지로 보내는 대신 재판매했습니다. 바버Barbour와 함께한 ‘RE-LOVED’ 캠페인에서는 소비자가 중고 자켓을 기부하면 기업이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시키고, 판매 수익금은 도움이 필요한 취약지역 주민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였습니다. 특히 셀프리지스Selfridges매장에서는 새 제품 대신 중고 제품의 소비를 장려하는 세컨핸드셉템버Secondhand September캠페인을 진행하여, 지속가능한 소비문화 확산과 매장 방문객 증가라는 두 가지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가난이 없는 공정한 세상’은 옥스팜의 비전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패션 산업과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_트루시 모르셋-카힐, 옥스팜 영국 신규 파트너십 매니저
생활임금, 모든 기업이 실현할 때까지

패션 브랜드 ‘로나제인’의 생활임금 지급을 기념하는 옥스팜 캠페인 포스터 © Oxfam Australia
옥스팜은 의류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근로자들이 정당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캠페인 ‘왓 쉬 메이크스What She Makes’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호주의 패션 브랜드 로나제인Lorna Jane과 협력해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는데요. 로나제인은 의류 제조공장 리스트를 공개해 공급망 투명성을 높이고, 근로자들의 임금 격차를 분석하는 등 단계적 접근을 통해 생활임금 지급을 실현했습니다. 하지만 이 변화가 패션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업뿐 아니라 노동조합, 시민단체,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패션 산업은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아동의 교육권 보장과 생활임금 지급 등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_니나 크라울리, 옥스팜 호주 캠페인&옹호 총괄
한국 패션 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

참석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니나 크라울리 옥스팜 호주 캠페인&옹호 총괄 © Oxfam Korea
세계 패션 산업은 이미 인권과 환경을 보호하는 새로운 기준을 세워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변화가 시작되었지만, 여전히 정보 공개의 투명성은 글로벌 기준에 못 미치는 실정입니다. 사단법인 선의 김보미 상임변호사는 “보여주기식 활동이 아니라 공급망 전반에 걸친 투명한 공개와 환경 보호를 위한 진정성 있는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법무법인 원의 오지헌 ESG 센터장 역시 우리나라 기업들의 규제 이해도가 낮은 현실을 지적하고, 인식 제고를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12살 때부터 의류 공장에서 일을 시작해 지금은 성인이 된 방글라데시 여성 © Fabeha Monir/Oxfam
이번 컨퍼런스는 패션 산업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길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는데요. 기업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와 시민단체, 그리고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함께할 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옥스팜은 지난 80년간 윤리적 소비와 공정무역, 자원순환, 공급망 인권 증진 등을 통해 ESG를 선도해 왔습니다. 모두가 정당한 대가를 받고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옥스팜의 활동은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