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힘
[인터뷰] 사람의 힘,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2025.07.21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터전을 지켜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변화의 씨앗'을 심고 있는 국제개발팀 김정아 활동가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후원자분들의 소중한 마음이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그 변화의 순간을 지금 만나보세요.

방글라데시 수혜자 가족과 국제개발팀 김정아 활동가 © Oxfam Korea
Q. 국제개발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늘 약자의 삶에 마음이 닿았습니다. 청소년학을 전공하면서 학교 밖 청소년,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을 만났고, 발달장애 청년들을 위한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면서 ‘소수자의 권리’와 ‘선별적 자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정체성을 품고 살아가잖아요. 나이와 국적, 젠더, 종교, 장애 등 수많은 다양성 속에서 차별과 불평등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비록 제가 만들 수 있는 변화는 미미할지 몰라도 작은 연대들이 모이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국제개발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Q. 옥스팜에서 어떤일을 하고 계신가요?

현지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정아 활동가 © Oxfam Korea
현재 방글라데시에서 두 가지 사업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취약한 지역에서 재난 회복력을 강화하는 사업과 소수민족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사업입니다. 사업 현장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현장의 이야기를 공여 기관과 본부, 그리고 후원자 여러분께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현장 상황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포괄적(holistic)으로 접근하는 것이 옥스팜 사업의 큰 특징인데요. 당장 필요한 구호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지역 주민들이 직접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삶을 스스로 바꾸는 힘을 키우는 것이 옥스팜이 지향하는 변화의 방식입니다.
Q.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결국 핵심은 ‘불평등’에 있습니다. 이곳의 많은 사람들이 1차 산업에 종사하며 자연환경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방글라데시는 기후재난에 매우 취약한 지역인데요. 홍수와 사이클론은 일상이고, 평생을 일군 터전이 홍수로 휩쓸려가는 일을 수없이 겪고 있습니다. 깨끗한 물, 양질의 음식, 튼튼한 집, 안전한 통학로…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이곳에서는 꿈만 같은 일입니다.
Q. 현장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후원자분들께 보내 드릴 사진을 촬영 중인 김정아 활동가 © Oxfam Korea
도움이 필요한 곳은 많지만 모든 곳에 손을 내밀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할 때 참 괴롭습니다. 재난에 취약한 이곳은 수혜자분들이 평생을 살아온 터전이기도 한데요. 잠시 머무는 제가 느끼는 불편함은 참 보잘것없이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도움의 손길이 닿지 못한 이웃 마을에 남겨진 분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곳에도 변화가 닿기를 소망하며 현장의 상황을 어떻게 더 잘 알릴 수 있을지 늘 고민합니다.
Q.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눈에 보이는 변화를 넘어, 마음에서 시작되는 진정한 변화를 느낄 때입니다. 어느 날, 수혜자 한 분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 마을을 바꾼 것은 외부의 누군가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에요.” 그 말 한마디가 고된 현지 여정을 견디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여성 자조그룹이 마을 안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변화의 시작과 그 과정에 함께할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Q. 활동가로서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우리 딸들의 삶은 다를 거예요. 나보다 더 큰 꿈을 꾸며 살게 할 거예요.” 샤트키라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혼과 성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한 뒤 한 어머니가 전한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그동안 당연한 일이라 여기며 견뎌왔던 고통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딸에게는 절대로 같은 일을 겪게 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이었습니다. 그분들의 얼굴이 변화의 증거입니다. 그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Q. 옥스팜 사업 이후 마을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 Oxfam Korea
이곳의 주민들은 더 이상 도움만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직접 찾아 나서는 변화를 이끄는 주체입니다. 홍수에도 무너지지 않는 화장실과 관정, 학교로 이어진 안전한 통학로, 재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대응 시스템까지… 수많은 변화가 마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변화는 주민들의 삶 속에 ‘희망’이 자란다는 것입니다. 샤트키라에 있는 작은 문다 마을에서는 옥스팜이 사업을 시작한 이후 단 한 명의 여자아이도 조혼으로 학업을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변화가 ‘우리는 스스로 변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시작에는
후원자분들이 있습니다.
사람의 힘
[인터뷰] 사람의 힘,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2025.07.21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터전을 지켜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변화의 씨앗'을 심고 있는 국제개발팀 김정아 활동가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후원자분들의 소중한 마음이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그 변화의 순간을 지금 만나보세요.

방글라데시 수혜자 가족과 국제개발팀 김정아 활동가 © Oxfam Korea
Q. 국제개발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늘 약자의 삶에 마음이 닿았습니다. 청소년학을 전공하면서 학교 밖 청소년,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들을 만났고, 발달장애 청년들을 위한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면서 ‘소수자의 권리’와 ‘선별적 자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정체성을 품고 살아가잖아요. 나이와 국적, 젠더, 종교, 장애 등 수많은 다양성 속에서 차별과 불평등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비록 제가 만들 수 있는 변화는 미미할지 몰라도 작은 연대들이 모이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국제개발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Q. 옥스팜에서 어떤일을 하고 계신가요?

현지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정아 활동가 © Oxfam Korea
현재 방글라데시에서 두 가지 사업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에 취약한 지역에서 재난 회복력을 강화하는 사업과 소수민족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사업입니다. 사업 현장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현장의 이야기를 공여 기관과 본부, 그리고 후원자 여러분께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현장 상황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포괄적(holistic)으로 접근하는 것이 옥스팜 사업의 큰 특징인데요. 당장 필요한 구호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지역 주민들이 직접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삶을 스스로 바꾸는 힘을 키우는 것이 옥스팜이 지향하는 변화의 방식입니다.
Q.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일까요?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결국 핵심은 ‘불평등’에 있습니다. 이곳의 많은 사람들이 1차 산업에 종사하며 자연환경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어요. 안타깝게도 방글라데시는 기후재난에 매우 취약한 지역인데요. 홍수와 사이클론은 일상이고, 평생을 일군 터전이 홍수로 휩쓸려가는 일을 수없이 겪고 있습니다. 깨끗한 물, 양질의 음식, 튼튼한 집, 안전한 통학로…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이곳에서는 꿈만 같은 일입니다.
Q. 현장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후원자분들께 보내 드릴 사진을 촬영 중인 김정아 활동가 © Oxfam Korea
도움이 필요한 곳은 많지만 모든 곳에 손을 내밀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할 때 참 괴롭습니다. 재난에 취약한 이곳은 수혜자분들이 평생을 살아온 터전이기도 한데요. 잠시 머무는 제가 느끼는 불편함은 참 보잘것없이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도움의 손길이 닿지 못한 이웃 마을에 남겨진 분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 곳에도 변화가 닿기를 소망하며 현장의 상황을 어떻게 더 잘 알릴 수 있을지 늘 고민합니다.
Q.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눈에 보이는 변화를 넘어, 마음에서 시작되는 진정한 변화를 느낄 때입니다. 어느 날, 수혜자 한 분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우리 마을을 바꾼 것은 외부의 누군가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에요.” 그 말 한마디가 고된 현지 여정을 견디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여성 자조그룹이 마을 안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변화의 시작과 그 과정에 함께할 수 있어서 뿌듯했습니다.
Q. 활동가로서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우리 딸들의 삶은 다를 거예요. 나보다 더 큰 꿈을 꾸며 살게 할 거예요.” 샤트키라에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혼과 성폭력 예방교육을 진행한 뒤 한 어머니가 전한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그동안 당연한 일이라 여기며 견뎌왔던 고통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딸에게는 절대로 같은 일을 겪게 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이었습니다. 그분들의 얼굴이 변화의 증거입니다. 그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Q. 옥스팜 사업 이후 마을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 Oxfam Korea
이곳의 주민들은 더 이상 도움만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직접 찾아 나서는 변화를 이끄는 주체입니다. 홍수에도 무너지지 않는 화장실과 관정, 학교로 이어진 안전한 통학로, 재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대응 시스템까지… 수많은 변화가 마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변화는 주민들의 삶 속에 ‘희망’이 자란다는 것입니다. 샤트키라에 있는 작은 문다 마을에서는 옥스팜이 사업을 시작한 이후 단 한 명의 여자아이도 조혼으로 학업을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변화가 ‘우리는 스스로 변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의 시작에는
후원자분들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