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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기후금융 실태 보고서] 기후변화 피해 부담, 공정한가요?

2023.06.09 2314

ⓒ Khadija Farah / Oxfam

 


지구온난화로 심화되는 이상기후,
위기대응 인프라가 약한 저소득 국가일수록
아동, 노약자, 여성 등 취약계층이
큰 피해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이상기후로 사라지는 저소득 국가들


남태평양 솔로몬제도는 2014년부터 10년간 15cm 이상 해수면이 상승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바닷물이 마을까지 유입되면서 생존의 기반이었던 농지도, 마실 물을 얻었던 수원도 사라질 위기에 있지만 인프라를 구축할 자원이 없습니다. 솔로몬제도는 1인당 GDP가 2,000달러(약 260만원) 수준인 최빈국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제도 호니아라 지역 임시 방파제 현황(2021년 4월) ⓒ Collin Leafasia/Oxfam

 
 

저소득 국가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인프라를 구축하거나 재난 발생 이후 재건을 위한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2017년 도미니카공화국는 허리케인 마리아로 인해 인구의 80%가 이재민이 되었고, 13억 이상의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는 도미니카 GDP의 226%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한 기후변화


재난이 발생하면 저소득 국가의 아동, 노약자, 여성 등 취약계층이 가장 큰 피해를 입습니다. 유엔여성기구에 따르면 태풍과 홍수 등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동과 여성이 사망할 가능성은 남성의 14배에 이릅니다. 성폭력 위험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구호물품을 제공받지 못하거나 생계 수단을 잃을 가능성도 더 크기 때문입니다.

“사이클론을 피해 대피소에 도착했지만
생리대 등 위생용품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입을 옷조차 없는 여성들도 있었습니다.”

– 2021년 동티모르, 사이클론 피해 여성

ⓒ Fabeha Monir/Oxfam

 
 

2022년 여름, 이상기후로 인해 파키스탄에는 예측하지 못한 수준의 비가 내리면서 3,3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습니다. 유엔인구기금(UNFPA)에 따르면 70만 명의 임산부가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등 파키스탄 대홍수 당시 여성과 여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수로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었습니다.
특히, 여성과 소녀는 치안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 2022년 파키스탄, 옥스팜 긴급구호 활동가

ⓒ Arif Shah / Oxfam

 

 

기후위기 피해를 분담하기 위한 약속 ‘기후금융’, 그러나 현실은…
 

기후변화가 전지구적 문제인 만큼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분담하기 위해 국제사회는 2020년까지 1,000억 달러의 기후금융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옥스팜이 기후금융 실태를 조사한 결과,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후금융 지원은 833억 달러에 그쳤고 실질적인 금액은 훨씬 더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1천 억 달러 기후금융 목표 이행 현황(2020년 기준) 및
2030년까지 개발도상국 공공 기후금융 필요 규모

ⓒ Oxfam

 
 

기후금융의 질적인 면을 살펴보면 기존의 공적 원조를 대체하거나 차관 형식으로 이루어진 기후금융 지원을 제외할 경우, 실질적인 지원금액은 245억 달러로 더욱 낮아집니다. 기후위기 대응 인프라 구축 등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자금은 33%에 불과했고, 지원 시 성평등을 목표로 삼은 자금의 비율은 2.9%에 그쳤습니다.

 

2023 기후금융 실태 보고서 자세히 보기

 

기후변화에 책임이 없는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입지 않도록


비극은 기후변화에 가장 책임이 없는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입니다. 6년 연속 비가 내리지 않아 2,670만 명이 기근 위기에 직면한 케냐,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남수단의 탄소배출량은 0.1%에 그칩니다. 한편, 부유한 산업 선진국은 전 세계 인구의 15%에 불과하지만 탄소배출량의 3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Kevin Musau / Oxfam

 
 

기후금융은 부유하고 탄소배출량이 많은 선진국이 기후위기의 손실과 피해를 책임지는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마련되었습니다. 옥스팜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개발 사업 뿐 아니라 기후금융의 실태를 조사하고 개선점을 모색하여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G7 정상회담을 앞두고 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옥스팜 활동가들 ⓒ David Levene / Oxf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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